이 글은 책을 다 읽은 후 쓰는 독후감으로,
불편한 편의점 1권 줄거리에 관한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아직 불편한 편의점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책을 읽고 나서 이 글을 읽으시길 추천드립니다.
- 이 책을 고른 이유
워낙 유명한 베스트셀러답게 책 뒤를 확인해보니
초판 1쇄 발행 2021년 4월 20일
초판 83쇄 발행 2022년 11월 9일이라고 적혀있었다.
요즘 보기 힘든 판매량!
다 읽고나니 그만큼 잘 쓰여졌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입증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사실
이 책을 다 읽은 건 23년 12월 12일인데, 1월 6일인 이제서야 독후감을 마무리 짓는 중...
연말에 게으름을 있는 힘껏 부렸다 :) ㅎㅎ.
(물론 면허 따느라 정신이 없기도 했지만..ㅎ 끝나고 나서도 무너졌던 멘탈을 핑계로 책도 안 읽고 제대로 빈둥대는 연말을 보냈다. 대신 23년의 마지막과 24년의 첫 날은 시골 할머니댁에서 보내면서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도 잘 챙겼다 :). )
- 저자 소개

- 목차

- 산해진미 도시락
편의점 사장님과 책의 주인공인 독고씨가 만나게 되는 이야기
지하철역의 노숙자였던 독고씨였지만, 그가 베푼 선행을 편의점 사장님이 훨씬 큰 선행으로 돌려준다.
- 제이에스 오브 제이에스
진상을 제이에스라고 부른다고. 어디서 들어봤던 것 같기도?ㅎ
편의점 알바생이자 고시생이었던 시현의 이야기
- 삼각김밥의 용도
편의점의 또다른 알바 오선숙씨의 이야기
가출한 남편과 집에서 히키코모리 생활을 하는 것만 같은 아들
그 사이에서 억척스러워질 수 밖에 없는 오선숙씨의 이야기다.
겉모습만 보고 독고씨를 배척하던 오선숙씨에게 독고씨가 큰 위로와 해결의 실마리를 전한다.
- 원 플러스 원
편의점을 근무 후 혼술하고 들어가는 참새방앗간으로 여겼던 경만.
술 대신 옥수수수염차를 마시라는 독고씨의 행동을 기분 나빠하지만,
결국은 독고씨의 마법에 빠지게 되는 경만
- 불편한 편의점
연극 배우이자 작가인 인경
뜻대로 풀리지 않는 생활에 마음과 생활이 불안정하지만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 덕분에
독고씨가 근무하는 편의점 근처에 잠시 자리를 잡고 생활하게 된다.
독고씨와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되면서 극본의 아이디어를 얻고
다시 한발짝 앞으로 나갈 추진력을 얻게 된다.
- 네 캔에 만 원
편의점 사장님의 아들인 민식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고 남탓을 즐겨하는 인물로 보여진다.
자신이 투자하고자 하는 곳의 투자금을 어머니에게서 편취하기 위해
어머니의 편의점을 없애고자 한다.
(이렇게 훌륭한 어머니 밑에
이렇게 누추한 자식이...ㅎ)
- 폐기 상품이지만 아직 괜찮아
민식에 의해 고용된 곽의 이야기
독고씨의 뒤를 캐기 위해 그를 따라다니다 오히려 그의 행실에 매료된 인물
민식의 편의점 없애기 프로젝트를 위해 고용됐었는데
반대로 편의점을 지키는데 일조하게 된다.
- ALWAYS
미스테리에 쌓여있던 독고씨의 과거 이야기가 나온다.
편의점에서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갖기 시작하면서 관련된 기억들이 서서히 돌아오며 자신의 기억을 온전히 되찾는 독고씨, 지난 날의 잘못들을 떠올리고 뉘우치며, 제대로 된 새로운 시작을 하기 위해 편의점을 떠나 다시 한걸음 나아간다.
- 마음에 남았던 글귀
그녀는 어제도 유튜브 영상을 찍으며 독고 씨를 생각했다. 그에게 가르쳐주듯 차분히, 천천히, 말하고 움직였다. 어쩌면 노숙자 같은 사람들을 도울 방법은 그렇게 좀 더 느리게, 천천히 다가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니 아무런 사회와의 끈도 없다고 느끼던 자발적 아싸인 자신이 무언가 연결점을 찾게 되었다는 점에서, 그녀 역시 독고 씨에게 도움을 받은 셈이었다. (80pg)
노숙자였던 독고씨에게 경계심을 풀었던 알바생 시현.
독고씨를 가르치면서 또다른 재능을 발견하게 되고, 편의점 알바생들을 위한 유튜브 영상을 올리게 되면서 다른 곳에서 스카웃 제의까지 받게 된다. 소설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재능이 있다면 어떤 곳에서 어떻게 풀릴지 모르는게 인생인 것 같다.
"내가 말이 너무 많았죠? 너무 힘들어서......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고...... 독고 씨가 들어줘서 좀 풀린 것 같아요. 고마워요." "그거예요." "뭐가요?" "들어주면 풀려요." 선숙은 눈을 똥그랗게 뜨고 자기 앞에 선 사내의 말을 경청했다.
"아들 말도 들어줘요. 그러면...... 풀릴 거예요. 조금이라도."
(중략)
"근데 김밥만 주면...... 안 돼요. 편지...... 같이 줘요."
선숙이 고개를 들어 독고 씨를 바라보았다. 독고 씨가 선숙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는데, 그녀에게는 그런 그가 정말로 골든 레트리버처럼 보였다.
"아들한테...... 그동안 못 들어줬다고, 이제 들어줄 테니 말......해 달라고..... 편지 써요. 그리고...... 거기에 삼각김밥...... 올려놔요." (108-109pg)
가끔은 가깝고 쉬운 곳에 정답에 실마리가 있을지도 모른다.
"절필을 하기 위해 집필실에 왔다니, 정말 소설적이군요. 희곡으로 치면 부조리극인가요?"
"그냥...... 대책이 없는 거죠. 제 한계를 느끼던 중이었어요. 그동안 우직하게 인생의 고비들을 넘어왔다고 생각했는데, 좀 지친 것 같아요."
"쉬어요. 생전에 박경리 선생님이 그랬대요. 여기 작가들 글 안쓰고 어슬렁대는 것 같아도 그게 다 집필 행위니까 건드리지 말라고. 정 작가도 비울 건 비우고 작품 생각하며 시간 보내요. 생각 없이 쓰면 타이핑이지 집필이 아니잖아요."
(137pg)
"밥 딜런의 외할머니가 어린 밥 딜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리고 네가 만나는 사람이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친절해야 한다고." (40pg)
실제 밥 딜런 자서전 [바람만이 아는 대답]에 나오는 문장.
읽으면서 정말 좋은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문장이다.
"가족들이 널 싫어한다고 그랬지?" "그렇다니까...... 왕따야......" "안타깝네. 근데 내가 니 자식이라도 그럴 것 같아. 너처럼 떠들어대면 누가 좋아하겠니?" "이 자식 보게, 이거. 내가 내 입으로 떠들지도 못하냐?"
(중략) 곽은 부끄러웠다. 친구가 부끄러웠고 별다를 바 없는 자신도 부끄러웠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옆에 놓인 황의 마스크를 들어 자신을 올려다보는 황의 입에 다짜고짜 씌었다. 입 닥치라고. 광화문 가서 코로나나 걸리지 말라고. (212-213pg)
남탓만 하는 친구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으며 반성하는 곽씨
아마 곽씨같은 사람이라면 가족과의 관계 회복도 빠를 것이다.
보통 끝까지 외로운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된 점 조차도 깨닫지 못해 기회조차 얻지 못하니 말이다.
"손님한테 하듯......하세요." 불쑥 튀어나온 말에 그가 나를 돌아보았다.
"손님한테...... 친절하게 하시던데......가족한테도......손님한테 하듯 하세요. 그럼......될 겁니다."
"손님에게라...... 그렇군. 여기서 접객을 더 배워야겠네."
곽 씨가 고맙다는 말을 덧붙이고는 뒷모습을 보였다. 따지고 보면 가족도 인생이란 여정에서 만난 서로의 손님 아닌가? (251pg)
가족한테의 행동을 후회하는 곽 씨에게 독고씨가 전한 말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지난 가을과 겨울을 보낸 ALWAYS 편의점에서, 아니 그 전 몇 해를 보내야했던 서울역의 날들에서, 나는 서서히 배우고 조금씩 익혔다. 가족을 배웅하는 가족들, 연인을 기다리는 연인들, 부모와 동행하던 자녀들, 친구와 어울려 떠나던 친구들...... 나는 그곳에서 꼼짝없이 주저앉은 채 그들을 보며 혼잣말하며 서성였고 괴로워했으며, 간신히 무언가를 깨우친 것이다. (252-253pg)
돈과 명예는 있었지만, 가족은 잃어버릴 수 밖에 없었던 독고씨가 멀리 돌아온 끝에 깨달은 것
의사가 되고 한 번도 봉사 따위 한 적이 없던 내가 대구에 의료지원을 나간다. 다시 어제 찾아뵌 유골함 속 그녀를 떠올려본다. 대구에 내려가는 게 속죄가 되진 않겠지만 죄를 기억하며 사는 방편은 될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방편을 계속 찾아야 할 것이다.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니까 조용해졌어." "그러네요." "다들 너무 자기 말만 하잖아. 세상이 중학교 교실도 아니고 모두 잘난 척 아는 척 떠들며 살아. 그래서 지구가 인간들 함구하게 하려고 이 역병을 뿌린 거 같아." (263pg)
이 소설이 단순 소설이 아닌 실화처럼 느껴지는 부분들 중 하나
편의점 묘사도 정말 정확하고 코로나까지 묘사돼있다.
"봉사만 하지 말고. 가족도 꼭 만나보고."
뭐지? 사장님께 아내와 딸이 대구에 있다는 말을 했었나? 다시 기억이 희미해지려나?
사장님이야말로 자신이 믿는 신을 닮은 사람인가 보다. 어떻게 내 마음을 미리 알고 살펴주는 걸까? 이 세계에서 신성을 얻은 자는 의느님이 아니다. 사장님같이 남에 대한 헤아림이 있는 사람이 그러한 자일 것이다. (264-265pg)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부끄럽지만 살기로 했다. 죄스러움을 지니고 있기로 했다. 도울 것을 돕고 나눌 것을 나누고 내 몫의 욕심을 가지지 않겠다. 나만 살리려던 기술로 남을 살리기 위해 애쓸 것이다. 사죄하기 위해 가족을 찾을 것이다. 만나길 원하지 않는다면 사죄의 마음을 다지며 돌아설 것이다. 삶이란 어떻게든 의미를 지니고 계속된다는 것을 기억하며, 겨우 살아가야겠다.
기차가 강을 건넜다. 눈물이 멈췄다.
- 감상
다른 말 필요없이 정말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읽는 것 자체도 재미있었고 느낀 점, 배울 점, 생각할 점 모두 많았다.
왜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여 오랜 시간 베스트셀러에 올라있는지 알 수 밖에 없는 책
짜임부터 필력까지 완벽에 가까웠다.
2권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1권을 다 읽고 나서 2권 대출도 예약하려고 했는데
어쩌다 찾아본 후기에 2권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들도 많아서
1권의 여운을 조금 더 간직하려 2권 예약은 아직 미루고 있는 중이다.
많은 사람들이 읽어봤음 하는 책
특히 각박한 현실에 치여 잔잔한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더욱 추천하는 책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의문에 힌트가 되어주는 책이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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